사람얘기. 남자얘기. 모노로그







#1

난 사람을 판단하는 데 있어 책임감에 대한 민감도를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람' 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지 '남자'라고는 안 했다. 즉 하룻밤 같이 자놓고 그냥 엔조이였다고 하는 남자들은 책임감도 없는 새끼들 - 뭐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자신의 행동과 생각과 말과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 언제나 타인에게 일차적 책임을 전가할 준비가 되어 있는 인간말종쓰레기 같은 것들이 있다. 자기애가 넘치다 못해 그 구린내 나는 자기애로 다른 사람까지 오염시키려는 인간들. 비루하려면 니 혼자 비루하세요. 이런 말을 막 쏘아 주고 싶은 사람들.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自己 를 사랑하느라 여념이 없는 나머지 그 자기애가 만들어 낸 허상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타인을 분석하고 (같잖죠) 오지도 않을 귀신을 내쫓기 위해(혹은 은근 기다리는거? ) 온 몸에 닭피칠을 하고 기다리는 사람들. 니가 더 무서워 새퀴야. 뭐 그런 말을 해주고 싶은 사람들.



#2

나는 매일의 자신의 삶을, 매일 자신의 선택을 용기있게 맞는 사람을 좋아하고 숭배한다. 그 삶에, 선택에 긍지를 가지는 사람에 열광한다. 왜냐하면 그러한 사람들만이 진정으로 자신의 삶이 자신의 선택으로 이루어 진 것을 아는 사람이요, 고로 그 선택에 충분히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내 존경심의 궁극적인 원인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에 따른 책임감을 자각하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으로 성숙한 사람이라고 믿는다. 성숙이란 나이만 처먹는다고 노화된 세포와 함께  자연발생적으로 장착되는 퀄리티가 아니라는 말이다. 인격적 성숙도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나이는 가장 쓸모없는 지표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한 인간을 종적으로 관찰했을 때, 즉 0세부터 죽을 때까지를 두고 본다면 나이와 인격적 성숙은 분명 비례관계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인간 군을 횡적으로 관찰한다면 정말로 나이는 인격적 성숙도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거라는 말이다. 



#3

... 남자와 여자가 만나 상호 작용하는 데에 있어 상대에게 외적인 매력 외에 뭔가 쇼킹하게 존경할 만한 구석이 있다는 점은 내겐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다.  그것도 나보다 어린 상대에게서. 뭐랄까. 경험해 보지 못한 신세계이다.  
일단 인정. 
...뭘? 풉.
 


#4

연애는 게임인가. 어느 망할 광고를 보니 비형의 사랑은 게임이다. 뭐 이러던데 글쎄. 혈액형 따위를 믿는 사람이 아직도 있습니까 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안 믿는다. 내 혈액형은 비형인데 내가 만난 80% 의 사람들은 내가 오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스스로 비형의 특징이 많은지 오형의 특징이 많은지 잘 모르겠다. 웃기는 게 뭔줄 아나. 같은 혈액형이라 그런지 (?) 비형 인간이랑 제일 잘 맞는 거 같긴 하다. 속을 터놓고 지내는 친구도, 오랜 시간 우정을 유지하는 친구도 성별 불문하고 비형이다. 그런데 코메디는 여기에서 끼어든다. 남자인 비형을 만나는 경우 비형 남자들은 나와 잘 맞다고 생각하면 내가 오형이라고 생각한다. (혈액형 궁합엘 보면 비형 남자랑 오형 여자가 젤 잘 맞는다고 나온다.) 일정한 행동 패턴이 반복될 수록 이 비형 남자는 더더욱 심증을 굳힌다. 내가 오형이라 자기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관계가 지속되고 트러블이 생길 때는 (내가 비형인 걸 안 후에 ) 비형 비형 최악이라던데. 이러는 거다. 어쩌라고.



#5


혈액형 얘기를 왜 했냐면 예전에 몇 번 경험했던 오-비 혈액형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나는 이번에 내 혈액형을 숨겨 왔다. W 는 비형남자. 미국에서  초 중 고등학교 8년을 다녔음에도 혈액형 따위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너무 의외였다. 별자리라면 또 이해를 하겠건만. 암튼 이 아이는 내가 오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나는 절대 진실을 말하지 않을 거다. 나는 개의치 않지만 상대방이 조금이나마 의식을 하고 있다는데 굳이 내가 나서서 초를 칠 이유는 없잖겠음?  프로이트를 신봉하는 사람은 꿈도 프로이트 식으로 꾼다고 하더이다.
굳이 과학적 설명을 하자면 나의 경우는 엄마로부터 물려 받은 B와 아빠로 부터 받은 O 중에서 후자의 기질이 좀 더 센 것이 아닌가 싶다. 또 굳이 따지자면 엄마도 BO 인데 엄마의 B도 O 옆에 있다가 영향을 받았나? 쿨럭. 이야기는 산으로.  그러면 이러면 되지 뭐. 괜찮은  비형남자를 만나면 내 안의 오형을 극대화 하는 거다. 그리고 괜찮은 에이비형을 만나면 내 안의 비형을 극대화 하는 거다. 여자 비형이랑 남자 에이비형이랑 궁합이 잘 맞다매? 큭. 이건 가장 프로이트 적인 꿈? 그나저나 우리 옥택연이는 에이비형이고 최승현이는 비형인데. 누난 다 가능해. 맞춤형이야. 큭. 바이더웨이 W는 하지원을 그렇게 좋아하던데. 하지원씨 피는 무슨 형인고?




#6


자자. 휴.
어제 오늘 D고에서 애들 특강 수업 - 무난히 첫 테잎을 끊었스므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미천하고 보잘 것 없는 제가 당신 없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7



보좌 신부님이 다른 곳으로 가셨다.
영육간에 건강하시길.
조만간에 편지나 써야 겠다.
감사한 보좌 신부님. 나보다 한 살 어린 자매님~ 맨날 놀리던 착한 신부님.
고마운 신부님.



#8


뭔 생각들이 이리도 많이 섞여 있누.
잡학다식이 아니라 잡몽다상이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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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매듭 2009/09/02 12:31 # 답글

    나이와 인격의 성숙도간엔 별 연관이 없다는것에 동의합니다 :) 워낙 나이를 괄약근으로 드신 것 같은 분들도 많이 보이셔서. 작년~올해에 쭉 하게되는 생각이, 좋은 어른 되기 진짜 힘들구나, 정말 정말 어려운거구나, 그런 것이더라지요.
  • Scully 2009/09/02 18:11 #

    ㅋㅋㅋㅋ 나이를 괄약근으로 먹는다는 거
    신선해요. 아 쌈빡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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